Saram Design Lab.

Read - Designing Design by Kenya Hara

pg. 19

서양적인 사물이나 사상에 항상 일본의 오리지널을 대치하려는 성향은 메이지 유신 이래 나타난 일본의 문화적 피해 의식이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민중의 생활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상적 공예품에서 일본 제품 디자인의 뿌리는 발견한 ‘민예民藝’ 운동은 하나의 사상으로 발전했으며 서양의 모더니즘에 대치할 수 있는 독자적인 미학이 있었다. 즉 갑작스런 ‘계획’이 아니라 생활이라는 ‘살아 있는 시간의 퇴적’이 필연성에서 비록된 형태들을 한층 완성시켜 준다는 발상이다. 저통에서 형태를 발견한다는 것은 하나의 사고방식으로는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전후의 미국 문화 유입으로 혼락을 겪는 사회 상황에서는 그조차도 정확한 이해를 얻고 있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태어나는 감수성이다. 따라서 전후 일본의 생활문화가 그러한 감수성을 키우려면 구미의 생활문화를 흡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높은 생활 의식이 먼저 성숙했어야 했지만, 경제 발전을 가속시키는 것에만 열중하던 전후 일본의 경제 문화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리라.

pg.20

오늘날 일본의 제품 디자인을 살펴보면,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규격화 및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하는 거대 기업적인 관점이 배경에 자리 잡았다. 전후의 일본 산업이 세계의 제품 공장으로 변해 버렸다는 요인이 산업 디자인과 문화 디자인을 분단시키고 말았던것이다. 입구는 두 개지만 내부가 연결되는 일도 종종 있는데, 이 경우에는 신기하게 그 내부에서도 이어지는 곳이 전혀 없다. 산업 디자인에서 디자이너의 개성은 억제되고, 물건을 계획, 생산, 판매하는 기업의 의사와 전략은 전확하게 반영되고 있다.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동시대적인 생활의 요구에 소재나 테크놀로지를 잘 맞춰 만든 합리적인 디자인이 되며,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때는 시장에 영합하는 뻔뻔한 디자인이 된다. 

pg.22

미국의 경제가 디자인에 끼친 ‘사상’은 단적으로 말하면 ‘경영 자원으로서의 디자인 운용’이다. 소비의 욕망이 ‘새로운 형태에 대한 호기심’에 자극받을 것으로 내다본 기업가들은 너도나도 ‘스타일 체인지’에 힘을 쏟게 된다.

pg. 36

디자인은 단순히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지금껏 살펴본 역사에서도 그것을 확인할수 있다. 오히려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생활 속에서 새로운 의문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디자인이다. 사람이 살아 있어야 환경이다. 그것을 냉정하게 관찰하는 시선 저편에 테크놀로지의 미래나 디자인의 밀가 있다. 그것들이 서서히 교차되는 부근에서 모더니즘의 밀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pg.120

무인양품은 제품과 마주 대함으로써 새로운 생활의식이 고무되는 계발성啓發性 을 가진 제품 생산을 이상으로 삼는다. 작가나 디자이너의 에고이즘에서 벗어나 최적의 소재로 최적의 형태를 탐구하는 가운데 사물의 에센스만을 현실화하는 독창적인 생략이라면 이상적이겠지만, 그것은 ‘생략’ 이라기 보다는 ‘궁극적인 디자인’ 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출발 당시부터 ‘NO DESIGN’ 을 표방한 무인양품, 그러나 무인양품의 사상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오히려 수준 높은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고조되었다. 

pg. 148

일본의 자동차가 일본인의 눈에 얌전하게 보이는 것은 자동차에 대한 일본인의 욕망을 정밀하게 스캔하고 그것에 완벽하게 순종하는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일본의 자동차는 일본인의 자동차에 대한 욕망의 수준 그 자체이다. 마케팅이 정밀하게 이루어지는 한 제품은 그 메이커가 참여하고 있는 시장의 의식을 반영하며, 그 욕망의 수준이나 방향이 이들 제품을 통해서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pg. 150

…’감각이 좋은’ 상품이 그렇지 못한 상품과 비교되는 경우 뒤처진 상품의 계발을 촉진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밀어내버리는 힘도 갖고 있다…브랜드는 가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상으로 하는 나라와 그 문화 수준을 반영한다.

pg. 151

일본의 자동차는 특히 그 성능 면에서는 국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와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신중한 일본인의 성향은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공업 제품의 기본 성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그러나 소형차나 실용 차가 아닌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바라본다면, BMW, 아우디, 벤츠 등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 일본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왜 그런 것일까? 이것은 아마도 이런 등급의 자동차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 수준이 독일이나 유럽에 미치지 못함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부분에서 드러나는 품질은 자동차의 성능 문제나 개인 디자이너가 분발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좀 더 종합적인 품질, 말하자면 품위나 품격으로 형용할 만한 성질의 문제인 것이다…'구두'이든 '사무용 가구' 이든 마찬가지다. 상품의 모태가 되는 시장의 욕망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pg.152

일본인은 좋지 못한 주택 사정을 지나치게 높은 땅값 탓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주택 공간에 대한 미의식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욕망의 수준이 낮다.


pg. 155

공간자체의 품질에 눈을 돌렸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 공간을 생활에 맞추어 ‘편집’한다는 합리적인 발상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바닥, 벽, 천정, 부엌, 목욕탕, 화장실, 통신 인프라, 수납공간, 문, 건축 철물, 가구, 조명 그리고 다양한 생활 잡화로 생활공간을 편집할 수 있다. 그곳에 토지는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생활의 기반인 주거 공간에 대한 의식 수준의 향상은 아마도 모든 마케팅의 기본이 되는 보통 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활성화 시키지 않을까? 그런 것으로부터 독특한 생활문화가 태어날지 모른다.


pg. 163

앞으로의 경제는 적어도 ‘생활 기술’의 경쟁과 더불어 프랜차이즈 시장에 잠재된 ‘문화 수준’ 의 경쟁이 된다. 각각의 문화 또는 시장에서 얼마나 다른 것들을 예견하면서 시장이라는 밭을 비옥하게 만들 가능성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다. 그 방법은 수없이 많겠지만, 시장의 요구에 답하면서도 소비자의 미의식에 은밀히 호소하여 그곳에 학습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목표로 삼고 싶다. 

pg. 175

이미 활발하게 교류를 시작해 놓고는,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세계를 향해 개별 문화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이다. 다만 세계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일본의 훌륭한 측면을 자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태어난 디자이너로서 조용히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보는 것에 의의를 부여하고 싶다. 그것은 바꿔 말하면 좀 더 일본을 알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로 나갈 때마다 오히려 일본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 가고 그 문화를 모두 체득하지 못한 자신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pg. 220

커뮤니케이션에 관여하는 디자이너의 일은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여 그에 어울리는 정보의 형태를 알리고 최적의 미디어를 통해서 그것들을 자회에 유통시켜 나가는 것이다. 낡은 미디어에 집착하는 자세도, 새로운 미디어를 고집하는 자세도 모두 부자연스럽다. 

pg. 222

…’디자인’이라는 행위의 본질은 하나다. 오늘날 디자이너에게는, 이 본질을 인식한 후 어떠한 형태로 현대 사회에 관여해 나갈 것인가 하는 ‘자신의 직능과 사회와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개념적 확장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영역으로 시선을 돌려 그것을 각 디자이너가 스스로의 방법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Saram Design Lab.

Saram Design Lab. studies possibilities of design that is reach in humane characteristics to make our lives more colorful. It thrives on finding overlapping area between ‘design to solve problem’ and ‘design to please’. 

사람 디자인 연구소. 는 ‘사람’ 다운 디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단순히 자본주의 사회의 원리에 순응하는 새로운것을 만들어 내기 위한 스타일링, 날마다 발전하는 신기술을 이용한 인간의 편리함 또는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목표로 한것이 아니라 나날이 기계화 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이 세상을 ‘디자인’ 하는데 무엇을 잣대로 삼아야 할지 의문을 갖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할 생각입니다.